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攷 안비취선생

攷 안비취 선생

지금이야 지나간 추억으로 남아있으나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매년 설날이나 추석 등 경축 무대에 ‘안비취와 그 제자들’로 소개되며, 기골 장대한 체구가 대중을 압도해 버리는 안비취 여사. 그의 옆에는 그림자처럼 수많은 제자들이 따라다녔으며, 안비취 선생은 이호연 명창을 비롯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한 한국 민요계의 전설이다.

안비취 선생은 4남1녀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위로 언니가 일찍 죽자 명이 길라는 뜻에서 ‘복식(福植)’이란 남자 이름으로 지었다고 한다. ‘비취’란 예명은 하규일 선생이 지어 준 것이라고 한다. 흔히 비취 반지로 알고 있지만 중국 문헌 속에 나오는 새 이름이다.

서울 종로구 효자동 대궐 가까운 곳에서 나고 자란 안비취 선생은 순흥 안씨 보성군파로 당시 부친은 효자동에서 제일 큰 잡화상을 운영했다. 부잣집에다 절에 가 빌어서 난 딸로 부족함이나 어려움 같은 건 남의 일이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듣던 ‘빅타’ 유성기가 좋아 보여 늘 곁에서 참견했다고 하는데, 이 때 들은 ‘기막힌 소리’들이 이화중선, 이소희, 백운선, 장학선 명창 들의 애절한 판소리였다고 한다.

안비취 선생의 ‘팔자’는 열 세 살 때 하규일 씨가 운영하던 정악 교습소에 들어갔다. 그 때 하씨는 이왕직 아악부에 나가면서 별도 교습소를 차려 놓고 후진들을 양성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안비취 선생은 궁중정재와 4검무, 무산향 등을 익히고 이병성 씨한테 가곡을 정식으로 전수받았다. 2년 뒤에는 한성준 씨를 만나 승무를, 최정식 씨에게 경기12잡가를 배우기에 이른다. 이로써 가무에 능한 오늘의 안비취로 일가를 이루게 된 것이다.

1950년 부산 피난시절 33세 때 박귀희·임춘앵·임유앵과 함께 박진 연출의 ‘대춘향전’으로 재일동포위문공연 때 출연했다. 수복 후 박초월·김소희와 함께 1950년대 말 사단법인 한국국악협회(韓國國樂協會)를 만들었다. 국악협회의 이사 겸 민요분과위원장을 지냈으며, 문공부장관 표창장을 비롯해 국무총리 표창장도 받았다. 마침내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1992년 제19회 한국방송대상 국악인을 수상했으며, 제24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95KBS국악대상 특별공로상을 수상하였으며, 1996년 4월 30일 호암아트홀에서 고희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1997년 1월 3일 별세하였는데, 1997년 2월 22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고(故) 안비취 선생 추모음악제가 열렸으며, 1998년 3월 18일 고(故) 안비취 선생 1주기 추모공연이 열렸다.

서울 중구 남산동 안비취 후계양성소를 통해 수 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안비취 선생은 경기민요에 놀이가 끼지 않음을 늘 아쉽게 생각했다고 한다. 판소리에는 고수와의 대화가 있고, 굿에는 리듬, 의상, 소리, 재담까지 포함된 바라지가 신바람을 내 주는데 12잡가는 단조로움의 연속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생애 예인의 길을 걷느라 여자로서 잃은 것도 많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쌍계사 국사암과 서울 근교 절을 자주 찾으며 ‘생종하처래 사향하처거(生從何處來 死向何處去)’를 생각합니다. 인생이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건, 경기민요에 담긴 내용들도 부의 허망함과 헛된 욕심을 나무라는 내용이 많지요.”라면서 예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 진정한 예술인이었다.

  • 1926 3월 21일 서울 생
  • 1940 하규일 선생에게 가곡 사사
  • 1953 한성준 선생에게 한국무용사사
  • 1959 한국민속예술단 조직, 재일동포 위문공연
  • 1960 한국민요연구회 회장
  • 1961 한국국악협회 이사
  • 1972 문화공보부 장관상 수상
  • 1975 중용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 지정
  • 1979 단법인 대악회 이사
  • 1981 평화통일협의회 부이사장, 추계예술대학교 국악과 강사,
    서울예전 국악과 강사
  • 1985 한국국악협회 국악대상 수상
  • 1987 미주LA 교포 위문공연, 중앙대학교 음악대학
    한국음악과 강사
  • 1988 미주LA, 하와이, 라스베가스 공연
  • 1989 한국국악협회 부이사장
  • 1992 한국예총 이사, 대통령훈장, 보관문화 훈장
  • 1995 KBS 공로상 수상

이호연 – 안비취 선생님과함께(KBS문화가산책)